목회는 영권이다<12> '선데이 크리스천' 변화시키려... 50일 집중 기도 돌입
'선데이 크리스천' 변화시키려... 50일 집중 기도 돌입
인천 송도가나안교회에서 2016년 10월 개최된 '50일의 기적 목회자 영성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뜨겁게 찬양하고 있다.
상가교회에 있다가 경매에서 낙찰받은 현재의 건물로 이사를 오자 모든 것이 달랐다. 전기료가 10배 이상 나왔다. 수도료, 가스비, 관리비 등 모든 씀씀이가 커졌다. 상가에 있을 때 나오던 헌금 전부를 합쳐도 대출이자를 충당하기가 어려웠다.
새 건물이라고 했지만, 예배당을 짓다가 중간에 부도가 난 건물이었다. 국제도시 송도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내부가 허술했다.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다. 새 건물로 이사 오기 1주일 전에 한 가정이 등록했다. "제가 건축업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 리모델링을 해 드릴 테니 돈은 여유가 있을 때 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간신히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
상가에 있을 때처럼 매일 새벽과 밤마다 예배를 드렸다. 매월 이자 낼 수 있는 형편이 안 됐다. 하지만 이자 날이 되면 신기하게도 돈이 채워졌다. 한 번도 이자 납부 날짜를 어긴 적이 없다.
2014년 그렇게 예배당을 옮기고 2~3개월 지나자 마치 투망에 물고기가 들어오듯 150명 성도가 늘어났다. 전체 성도가 300여명으로 성장하면서 교회 운영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 큰 근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교인들은 많아졌는데 다들 일요일에만 교회 가는 선데이 크리스천이다. 영락없이 주일에 딱 한 번 나오는 정통 도시교회 성도들의 모습이다. 심방도 받지 않고, 예배 후 나갈 때 목사와 눈도 잘 마주치지 않는다.' 그때부터 마음의 갈등이 생겼다. '내가 사람 모으려고 송도까지 와서 개척한 것인가. 이렇게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과연 부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대로 갈 순 없다고 결심했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성경을 읽다가 사도행전 2장에 눈이 멈췄다. 예수님 승천 이후 갈 곳 없던 제자들은 비밀의 장소에 숨어 기도했다. 50일이 되는 날 성령이 임하고 그날 이후 성령에 의해 변화가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에 나가 교회를 세웠다. 그 초대교회가 교회역사상 가장 성경적인 교회가 됐다. '아, 그렇다면 우리교회도 50일 동안 집중적으로 한번 기도해 보는 게 어떨까.'
그렇게 '50일의 기적' 기도회를 한다고 광고했다. 의문이 들기도 들었다. '이 바쁜 세상에 과연 밤마다 50일 동안 몇 사람이나 나올 수 있을까.' 그때 주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기도의 자리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다. 나와 너 단둘의 교제 시간이다."
그래서 마음의 결심을 했다. '아, 나라도 제대로 기도하자. 사람이 모이든 안 모이든 시작하자.' 2014년 12월 1일부터 2015년 1월 19일까지 50일의 기적을 한다고 선포했다. 등록을 받아보니 하루 전날까지 고작 15명의 등록했다. '이제부터 15명을 데리고 50일 동안 아무 데도 안 가고 교회에서만 지내겠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그날 밤에 180명이 모였다. 그때 머리를 딱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한국교회가 기도하지 않는 것은 성도의 문제가 아니었다. 목사의 문제였다.' 그래서 찬송하고 말씀 전하고 기도하는 간단한 순서로 기도회를 진행했다. 매일 한 시간씩 말씀을 전했다.
며칠이 지나자 영적 저항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기도회를 시작한 것은 성도들이 갖고 있던 기존의 잘못된 신앙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강단에서 사람들의 잘못된 신앙, 인본주의적 습관, 다원주의적 사고를 많이 책망했다. 표정이 일그러졌다. 말씀을 듣다가 나가는 사람이 생겨났다. 분위기도 싸늘해졌다.
저항이 심했다. 이러다가 사람들이 다 떠나고 교회 문 닫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계속 외쳤다. '하나님의 말씀, 진리를 외치다가 교회 문을 닫아야 한다면 닫겠다.'
성도들 마음속에 깊이 잠재돼 있던 완고함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다. 온갖 교만과 거짓으로 길들어 있던 옛 습관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얼굴을 붉혔고 어떤 이는 항의 문자를 보내왔다. 또 어떤 이는 충격을 받고 발길을 끊었다.
† 김의철 담임목사님의 "목회는 영권(靈權)이다"는, 2019년 4월 11일부터 동년 8월 29일까지 국민일보에 게재된 총 20부작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