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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는 영권이다<8> 청빙받은 교회 원로목사-장로들 극심한 알력

  • 관리자
  • 조회 : 1695
  • 2019.08.13 오후 01:54


청빙받은 교회 원로목사-장로들 극심한 알력 



김의철 송도가나안교회 목사(왼쪽 두 번째)가 2006년 춘천 가나안교회에서

미국 리젠트대 목회학 박사 학위 취득 감사예배 후

동창인 미 공군 채플린 군목 일행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춘천가나안교회와 경강교회의 문제가 정리되자 교회는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2007년 마지막 날 송구영신 예배 때 '새해의 말씀'으로 말씀 책갈피를 잡았다.

 

  히브리서 6장 14절이었다. "내가 반드시 너에게 복 주고 복 주며 너를 번성하고 번성하게 하리라." '나는 이미 결혼을 하고 자식까지 장성했는데 무슨 번성일까' 궁금했다.

 

  8개월 후 대신선교대학원장인 나성균 목사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김 목사, 인천의 중형교회가 담임 목회자를 청빙한다네. 내가 가고 싶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해. 기도하는데, 자꾸 김 목사 얼굴이 떠오르는데 이력서를 넣어보는 게 어떻겠소." "아이고, 목사님.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춘천에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어허, 내가 기도를 많이 하고 어렵게 전화하는 거야.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 일단 기도부터 하시게." "예, 기도는 해보겠습니다."

 

  그날은 수요일이었다. 예배 후 기도를 하는데 세계선교의 환상이 보였다. 나 목사님께 전화했다. "목사님, 주님께서 인천에 뭔가 뜻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력서는 제출하겠지만, 그 외의 다른 것은 안 하겠습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맡기겠습니다."

 

  3개월 후 해당 교회에서 전화가 왔다. "84명의 지원자 중 목사님이 최종 3명 안에 드셨습니다. 청빙위원들이 목사님 교회를 탐방해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요." 청빙위원들이 둘러본 뒤 다시 투표했는데 나에게 압도적 표를 줬다고 했다. '아, 이게 하나님의 뜻인가. 내가 만약 떠난다고 하면 성도들이 울고 불고 난리가 날 텐데...'

 

  깊은 기도를 하고 강단에 섰다.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인천의 모 교회 청빙을 받고 거기로 가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교만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요셉처럼 저를 좀 그곳으로 보내주십시오." 웅성거렸다.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인천 교회의 공동의회를 통과했다. 2009년 1월 세계선교의 관문에서 왕성한 선교활동을 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인천으로 이사했다. 60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원로목사측과 장로측이 극한 대립을 빚고 있었다.

 

  원로목사를 만났다. "다른 목사는 나를 찾아왔는데, 김 목사만 왜 청빙과정에서 인사하러 오지 않았는가." "저는 인본주의나 사람에 의지하는 목회를 하지 않기로 다짐한 목사입니다. 결례했다면 용서해주십시오." "그랬군. 그럼 장로들을 모두 제명하게." "아니, 장로를 제명한다니요?" "나는 이 교회에 평생을 바친 사람일세. 이 교회를 절대 포기하지 못해. 자네가 목회를 편안히 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이행해야 하네. 첫째는 장로 전원을 제명할 것, 둘째는 교회 안에 내 사무실을 만들 것, 셋째로 내 생활비를 더 줘야겠어."

 

  마음이 무거워졌다. "돈 문제는 제가 개인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드리겠지만 나머지는 제가 결정할 사항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기도에만 집중하겠습니다." "뭐야? 내 말을 안 듣겠다는 거야. 참고로 나는 고소·고발을 80번 이상 해본 사람이야."

 

  장로들도 만만치 않았다. 그들은 두 파로 양분돼 있었다. "원로목사를 더 이상 만나지 마십시오. 이곳에선 저희 말을 들으셔야 목회가 가능할 겁니다." "목회는 하나님 보고 하는 것이지 장로님 말씀에 순종해야 하는 건 아니지요."

 

  원로목사는 소속 노회에 압박을 넣어 내가 위임목사가 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결국 위임목사 청원이 부결됐다. 그러자 성도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두 패로 나뉜 장로들도 나를 음해하기 시작했다. 서로 자신의 편에 설 것을 요구했다.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협박까지 했다. "김 목사님, 밤길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심지어 예배시간에 꽹과리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곳은 교회가 아니라 지옥이었다. 강단에서 설교하면 공동묘지 앞에 선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이 사라져 있었다. 어느 주일 밤 예배를 마치고 기도하는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 김의철 담임목사님의 "목회는 영권(靈權)이다"는, 2019년 4월 11일부터 동년 8월 29일까지 국민일보에 게재된 총 20부작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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